뇌전증 환자들에게 의료용 대마는 정말 효과적인가요? 6년 전 합법화, 현실은?

 

"의료용 대마 합법화 6년… 환자들의 삶은 조금 편안해졌을까?"라는 질문은 뇌전증을 앓고 있는 환자와 가족들에게는 간절한 희망이자 동시에 현실적인 고민일 것입니다. 2018년 희귀병 앓는 아이의 엄마가 직접 대마 성분 약을 구매하다 적발되면서 의료용 대마 합법화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을까요?

과연 의료용 대마는 환자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을까요?

현실은 기대와 달리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이야기입니다.

희망을 엿보았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많다

2018년 11월, 의료용 대마 합법화는 난치성 뇌전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한 줄기 빛과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희귀 뇌전증으로 고통받는 아이를 둔 부모들은 기존 치료법으로 효과를 보지 못한 채 해외에서 직구로 의료용 대마를 구매했고, 이는 불법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국내에서 의료용 대마를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하지만 합법화 이후 6년이 지난 지금, 현실은 기대에 못 미치는 측면이 많습니다.

뇌전증 환자 A양의 사례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A양은 '레녹스가스토 증후군'이라는 난치성 뇌전증을 앓고 있습니다. 수많은 치료에도 효과를 보지 못하다가 의료용 대마 약물을 사용한 후 발작이 멎는 기적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발작이 재발하면서 건강보험 급여가 끊겼고, 고가의 약값 때문에 A양의 가족들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에피디올렉스' 하나만 허용, 제약된 선택지

현재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의료용 대마 뇌전증 약은 '에피디올렉스' 단 하나뿐입니다. 다른 종류의 의료용 대마 약은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더 큰 문제는 까다로운 급여 기준입니다. 에피디올렉스는 뇌전증 중에서도 레녹스가스토증후군과 드라벳증후군 환자에게만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됩니다. 게다가 기존 약물 5가지 이상을 사용해도 효과가 없어야 하며, 에피디올렉스 투여 후 발작이 50% 이상 완화돼야만 합니다.

하지만 발작을 횟수만으로 평가하는 기준은 비합리적입니다. 발작 강도나 시간, 환자의 삶의 질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에피디올렉스를 사용하지 못하는 환자들은 여전히 고통받고 있습니다. 다른 대마 성분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에피디올렉스만 유통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대마'라는 이름의 그림자, 국내 현실과 해외 사례 비교

한국은 의료용 대마에 대한 인식과 법적 규제가 여전히 엄격합니다. 대마 성분 약물 사용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의료계의 인식 개선 노력 부족, 그리고 법적 규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환자들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반면, 해외는 의료용 대마에 대한 규제와 인식이 상대적으로 유연합니다.

• 캐나다는 의료용뿐만 아니라 기호용 대마까지 합법화했고,
• 미국은 마리화나를 의료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 독일은 의료용 대마 재배까지 허용하고,
• 네덜란드는 의료용 대마 생산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 이탈리아는 국가 차원에서 의료용 대마초 재배, 가공, 유통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 일본은 최근 CBD 성분에 한해 의료용 대마 사용을 허용했으며,
• 중국은 THC 함량이 낮은 대마 종류를 재배하고, 관련 연구개발에도 적극적입니다.
• 태국은 동남아시아 최초로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했습니다.

각국의 상황은 다르지만, 의료 목적으로 대마를 합법화하고,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려는 노력은 공통적으로 나타납니다.

뇌전증 환자들에게, 그리고 사회 전체에 던지는 질문

의료용 대마는 여전히 사회적으로 논쟁적인 주제입니다. 하지만 뇌전증 환자들에게 의료용 대마는 단순한 '마약'이 아닌, 고통을 완화하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치료의 도구입니다.

"6년 전 의료용 대마 합법화는 과연 성공적이었을까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지만,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며 끊임없이 개선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뇌전증 환자들의 고통을 줄이고,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료용 대마 이용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입니다.